• Total : 2357776
  • Today : 730
  • Yesterday : 1117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963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10월 [1] 물님 2009.10.12 3175
112 벚꽃이 벚꽃에게 [3] 운영자 2008.04.17 3177
111 비상구 [2] 하늘꽃 2008.05.12 3190
110 사막을 여행하는 물고기 [2] 물님 2009.05.15 3193
109 봄날 [4] file sahaja 2008.04.22 3206
108 그대가 곁에 있어도 물님 2011.01.17 3216
107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3223
106 세가지의 영혼, 세가지의 기도 [2] 물님 2009.07.02 3230
105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물님 2021.12.09 3234
104 다이아몬챤스 공개^^ [2] 하늘꽃 2008.04.22 3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