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6739
  • Today : 810
  • Yesterday : 991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2707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3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1] 운영자 2007.07.19 2747
152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2744
151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2740
150 풀꽃 [1] 물님 2010.12.30 2740
149 물님 2012.06.14 2738
148 사철가 [1] 물님 2009.03.16 2738
147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2733
146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2728
145 분수 -물님시 [1] file 하늘꽃 2007.08.29 2727
144 낙화 - 이 형기 물님 2012.10.23 2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