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288
  • Today : 1414
  • Yesterday : 1340


톱과 낫 거두기

2009.01.17 12:56

이중묵 조회 수:2538




톱과 낫 거두기 / 이중묵


공단 안의 버려진 빈터에서
아카시는 삼 년을 자랐고
그 아래서
작년에 죽은
갈대 줄기, 개망초 그림, 쑥대 그림과
새로 난 그 자식들의 줄기들과
올해 찾아온 오월이 키 재기를 한다.
얼키설킨 덤불이 쓸모 없다며, 나는
벌써 어떤 톱과 낫을 냈다.
아카시는 오월 향을 날리고
갈대 쑥대 개망초는
여기저기에서 뱉어내는
냄새를 먹고 있었다.
마음 빈 데에 버려진 수풀 속 하나가
제 하는 일의 이름을 묻는다
나는 그대인 나에게 묻고
어떤 톱과 낫을 거둔다.
나의 톱과 낫을 거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당신에게 말 걸기 [1] 물님 2011.09.26 1733
92 행복 요새 2010.07.20 1733
91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1731
90 초파일에 [2] file 도도 2009.05.02 1730
89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1729
88 배달 [1] 물님 2009.03.12 1729
87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1727
86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물님 2016.02.02 1726
85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1724
84 오래 되었네.. [1] 성소 2011.08.10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