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0195
  • Today : 872
  • Yesterday : 1104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2007.07.19 22:29

운영자 조회 수:4251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이병창


오늘 새벽은  새소리보다도 더 빨리
전화벨이 울린다.
이세종 선생님의 수도터를 지키는
심상봉 목사님의 전화


  "반딧불 보러 개천산에 와 봐."
  "불재에도 반딧불이 있는데요.
   저 어젯밤에도 봤어요."


내 목소리는 퉁명스러웠다.
  "또 무슨 뜽금없는 말씀을 하십니까?"


  "항생제 범벅친 사료 먹고 사는 탓인지
   요즘 소똥에서는 반딧불 보기 어려운데
   모아놓은 내 똥에서 아, 글쎄
   지금 반딧불이가 나오고 있어."


똥간에 쭈그리고 앉아
반딧불이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을
심목사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다.


하늘나라 어린이 ,
한 새벽부터 자기 똥 자랑에 여념이 없는
우리 심상봉 목사님!


똥이면 어떠랴,
누구의 똥이라 한들 어떠랴,
한세상 반딧불이 되어
나의 하늘을 밝히면 되는 것을.


2007. 6. 16.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 "되어보기" 를 가르쳐 주는 시(3차 심화과정 중) [4] 포도주 2008.08.11 4507
182 나무학교 물님 2013.11.27 4510
181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4516
180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4517
179 [1] 샤론(자하) 2012.03.12 4527
178 희망 [8] 하늘꽃 2008.08.19 4529
177 비 내리면(부제:향나무의 꿈) / 이중묵 [4] file 이중묵 2009.01.21 4531
176 오래 되었네.. [1] 성소 2011.08.10 4533
175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4535
174 고백시편 -13 [2] 조태경 2008.06.14 4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