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3 | 예수에게.1 / 물 [1] | 하늘꽃 | 2007.09.01 | 4555 |
182 | 지금 봉선화를 찾으시나요? [5] | 하늘꽃 | 2008.08.26 | 4551 |
181 | 순암 안정복의 시 | 물님 | 2015.02.17 | 4541 |
180 | 민들레 [2] | 운영자 | 2008.11.19 | 4538 |
179 | 귀를 위하여 /물님 | 하늘꽃 | 2007.09.14 | 4538 |
178 | 선생님 [5] | 하늘꽃 | 2008.11.22 | 4531 |
177 | 나는 눈물을 갖기를 원합니다. [2] | 요새 | 2010.06.19 | 4530 |
176 | 어떤 타이름 | 하늘꽃 | 2008.07.01 | 4529 |
175 | 거룩한 바보처럼 | 물님 | 2016.12.22 | 4527 |
174 | 풀 -김수영 | 물님 | 2012.09.19 | 4523 |
온도를 가늠 할 수 없는 불꽃, 노랑으로 살라지는 은행잎, 그 명치의 통증이 가슴 가운데로 ......그 슬픔이 그랬군요.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애터지게 부르며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 그것 이었군요.
이 세상 외롬 속 그 한 가운데
절명으로 부르는 깊은 가을 저녁을 만납니다.
그리고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 하나,
어디로 물 같이 흘러가 버립니다. 흘러가......버립니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슬픈 눈,
그마저도 풍경 마냥 바람이 입니다.
참 깊은 가을, 시인을, 그 가슴을 한 精人을 그립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