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3828
  • Today : 690
  • Yesterday : 1410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4588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 예수에게.1 / 물 [1] file 하늘꽃 2007.09.01 4555
182 지금 봉선화를 찾으시나요? [5] 하늘꽃 2008.08.26 4551
181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4541
180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4538
179 귀를 위하여 /물님 하늘꽃 2007.09.14 4538
178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4531
177 나는 눈물을 갖기를 원합니다. [2] 요새 2010.06.19 4530
176 어떤 타이름 하늘꽃 2008.07.01 4529
175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4527
174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4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