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2239
  • Today : 511
  • Yesterday : 1345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4532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4631
222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솟는 샘 2013.11.06 4630
221 희망 [8] 하늘꽃 2008.08.19 4625
220 배달 [1] 물님 2009.03.12 4620
219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4611
218 나무학교 물님 2013.11.27 4605
217 바다는 file 운영자 2007.09.09 4604
216 풀 - 김수영 [1] 물님 2011.12.11 4596
215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물님 2015.05.19 4595
214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4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