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3095
  • Today : 1367
  • Yesterday : 1345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4501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2] 요새 2010.09.09 4589
202 하늘 냄새 [1] 물님 2011.10.10 4592
201 천사 [2] 하늘꽃 2008.05.14 4601
200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4604
199 [1] 샤론(자하) 2012.03.12 4606
198 안개 속에서 [1] 요새 2010.03.19 4612
197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4614
196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4616
195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4619
194 "되어보기" 를 가르쳐 주는 시(3차 심화과정 중) [4] 포도주 2008.08.11 4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