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2014.05.13 06:28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13 |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 키론 | 2011.11.21 | 1360 |
312 | 언젠가도 여기서 [1] | 물님 | 2012.06.18 | 1360 |
311 | 이홍섭, 「한계령」 | 물님 | 2012.06.21 | 1361 |
310 | 흰 구름 [1] | 요새 | 2010.07.06 | 1362 |
309 | 신록 | 물님 | 2012.05.07 | 1362 |
308 |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 물님 | 2016.02.05 | 1362 |
307 | 보고 싶다는 말은 | 물님 | 2012.06.04 | 1364 |
306 | 서정주, 「푸르른 날」 | 물님 | 2012.09.04 | 1364 |
305 | 순암 안정복의 시 | 물님 | 2015.02.17 | 1366 |
304 | 거짓말을 타전하다 [1] [2] | 물님 | 2012.04.24 | 13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