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0093
  • Today : 770
  • Yesterday : 1104


헤르만 헤세 - 무상

2021.03.18 08:15

물님 조회 수:3799


    무상無常

         헤르만 헤세


인생의 나무에서 나를 찾아

잎이 한 잎 두 잎씩 지고 있다.

오오, 어지럽도록 다채로운 세계여.

그대는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가.

그대는 얼마나 만족하면서 지쳐 있는가.

그대는 얼마나 취하게 되는가.

오늘날까지도 작렬하는 것

이내 가라앉고 마는 법

내 고동색 무덤 너머로

이내 바람소리 살랑거리며 지나가고

어린 아이 머리 너머로

어머니는 고개를 숙인다.

어머니의 눈을 나는 다시 보고 싶어라

어머니의 눈길은 나의 별,

다른 모든 것이야 바람처럼 지나가도 좋다.

모든 것은 죽는 법,

모든 것은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

우리를 낳아준

영원의 어머니만이 언제까지나 남아 있는 것,

어머니는 장난기 어린 손가락으로

덧없는 대기 속에 우리들의 이름을 적어놓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3 수운 최제우(崔濟愚)의 시 물님 2020.08.04 3662
372 운명 - 도종환 물님 2017.05.21 3664
371 서성인다 - 박노해 물님 2017.09.19 3668
370 나도 어머니처럼 - 박노해 물님 2019.05.13 3668
369 나무에 깃들여 물님 2016.09.29 3670
368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 [1] 물님 2018.03.31 3673
367 자기 삶의 연구자 물님 2018.06.06 3679
366 전화 -마종기 시인 물님 2012.03.26 3683
365 날들은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박노해 물님 2020.06.30 3686
364 요새 2010.03.15 36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