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2331
  • Today : 797
  • Yesterday : 1259


멀리 가는 물

2011.05.24 00:55

물님 조회 수:1628

 

 

 

멀리 가는 물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 문태준 - 급체 물님 2015.06.14 1625
72 가장 좋은 선물은 ? 물님 2010.12.23 1624
71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1621
70 감각 요새 2010.03.21 1619
69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1619
68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1617
67 이별1 도도 2011.08.20 1616
66 풀꽃 [1] 물님 2010.12.30 1616
65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1616
64 진달래 ∫ 강은교 file 구인회 2010.02.23 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