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8719
  • Today : 667
  • Yesterday : 993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3907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당신은 [2] 하늘꽃 2008.03.20 3929
142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3929
141 밥이 하늘입니다 물님 2010.11.29 3931
140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솟는 샘 2013.11.06 3931
139 시인의 말 [1] file 하늘꽃 2009.01.17 3933
138 사막을 여행하는 물고기 [2] 물님 2009.05.15 3933
137 사월에^^음악 [5] 하늘꽃 2008.03.27 3937
136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3940
135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3959
134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3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