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8440
  • Today : 946
  • Yesterday : 1268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493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1502
302 연애시집 - 김용택 [2] 물님 2010.10.29 1502
301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1502
300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1502
299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1503
298 나는 숨을 쉰다 [1] 물님 2011.11.28 1503
297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 물님 2012.04.07 1503
296 새벽밥 물님 2012.09.04 1504
295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1505
294 소동파의 시 물님 2021.12.18 1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