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8499
  • Today : 1005
  • Yesterday : 1268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497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1512
112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1512
111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511
110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 물님 2012.04.07 1510
109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1510
108 이별1 도도 2011.08.20 1510
107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1509
106 새벽밥 물님 2012.09.04 1508
105 [1] 샤론(자하) 2012.03.12 1508
104 나는 숨을 쉰다 [1] 물님 2011.11.28 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