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3 | 밥이 하늘입니다 | 물님 | 2010.11.29 | 1435 |
142 | 순암 안정복의 시 | 물님 | 2015.02.17 | 1434 |
141 | 꽃 -김춘수 | 물님 | 2012.07.24 | 1433 |
140 | 봄 소식 | 하늘꽃 | 2009.03.02 | 1432 |
139 | 서정주, 「푸르른 날」 | 물님 | 2012.09.04 | 1431 |
138 |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 이중묵 | 2009.01.24 | 1431 |
137 |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 물님 | 2009.08.31 | 1430 |
136 |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 이중묵 | 2009.02.04 | 1430 |
135 | 설정환, 「삶의 무게」 | 물님 | 2012.07.12 | 1429 |
134 | 초 혼(招魂) [1] | 구인회 | 2010.01.28 | 1428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