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형,'등신'
2012.03.12 12:09
등
사람의 등이 절벽일 때가 있다
그 절벽 앞에 절망하여 면벽하고 있을 때가 있다
아주 오래토록 절벽 앞에 면벽하고 있어 본 사람은 안다
그 절벽이 얼마나 눈부신 슬픔의 폭포수로 쏟아지는
짐승의 등인가를...... 그리고 마침내는 왜?
그 막막한 절벽을 사랑할 수밖에는 없는 가를......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이의 등 뒤에 앉아
오래토록 말이 없이 면벽해 본 사람은 안다
난 늘 그렇게 절벽 앞에서 묵언정진 해왔다
내게 등 돌린 사람만을 그렇게 사랑하곤 했다
난 내게 등 돌린 이의 등만을 사랑한 등신이었다
사랑에 있어서 난 신神의 경지에 오른 등신이었다
- 김세형,'등신' -
사람의 등이 절벽일 때가 있다
그 절벽 앞에 절망하여 면벽하고 있을 때가 있다
아주 오래토록 절벽 앞에 면벽하고 있어 본 사람은 안다
그 절벽이 얼마나 눈부신 슬픔의 폭포수로 쏟아지는
짐승의 등인가를...... 그리고 마침내는 왜?
그 막막한 절벽을 사랑할 수밖에는 없는 가를......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이의 등 뒤에 앉아
오래토록 말이 없이 면벽해 본 사람은 안다
난 늘 그렇게 절벽 앞에서 묵언정진 해왔다
내게 등 돌린 사람만을 그렇게 사랑하곤 했다
난 내게 등 돌린 이의 등만을 사랑한 등신이었다
사랑에 있어서 난 신神의 경지에 오른 등신이었다
- 김세형,'등신' -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3 | 이장욱, 「토르소」 | 물님 | 2012.03.27 | 4362 |
182 | 길 [2] | 요새 | 2010.09.09 | 4353 |
181 | 웅포에서 | 요새 | 2010.12.05 | 4351 |
180 |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 이중묵 | 2009.04.06 | 4351 |
179 | 김수영,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1] | 물님 | 2011.10.18 | 4349 |
178 | 보고 싶다는 말은 | 물님 | 2012.06.04 | 4348 |
177 | 꿈 길에서 1 | 요새 | 2010.03.15 | 4348 |
176 |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 | 물님 | 2012.04.07 | 4347 |
175 | 보내소서~힘 되도록~ [2] | 하늘꽃 | 2008.06.06 | 4347 |
174 | 귀를 위하여 /물님 | 하늘꽃 | 2007.09.14 | 43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