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0115
  • Today : 920
  • Yesterday : 932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2480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나비 / 류 시화 [1] file sahaja 2008.06.16 2519
212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2520
211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2521
210 이홍섭, 「한계령」 물님 2012.06.21 2521
209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2523
208 봄날에 [1] 요새 2010.01.01 2524
207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2526
206 어떤 타이름 하늘꽃 2008.07.01 2527
205 눈물 [1] 물님 2011.12.22 2528
204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2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