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0582
  • Today : 460
  • Yesterday : 927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2463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2530
212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2530
211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2533
210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2534
209 봄날에 [1] 요새 2010.01.01 2535
208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2537
207 이별1 도도 2011.08.20 2541
206 눈물 [1] 물님 2011.12.22 2541
205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2542
204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2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