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2020.09.09 20:50
내가 저녁을 슬퍼하면서,
가을이 슬퍼할 것이 없는데도 슬퍼지는 이유를 알겠다.
하루의 저녁이 오면, 가파른 산이 붉어지고, 뜨락의 나뭇잎이 잠잠해지고,
날개를 접는 새가 처마를 엿보고,
창연히 어두운 빛이 먼 마을로부터 이른다면,
그 광경에 처한 자는 반드시 슬퍼하여 그 기쁨을 잃어버릴 것이니.
해를 아껴서가 아니요,
그 기운을 슬퍼하는 것이다. 하루의 저녁도 오히려 슬퍼할 만한데,
일 년의 저녁을 어찌 슬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옥李鈺의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士悲秋解>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3 | 모서리를 읽다 | 김경천 | 2005.10.11 | 3905 |
22 | 그대에게 [3] | 새봄 | 2008.04.03 | 3922 |
21 | 산수유 마을 [4] | 운영자 | 2008.04.07 | 3934 |
20 | 사월에는 [4] | 운영자 | 2008.04.15 | 3935 |
19 | 자기 노출증 환자를 생각하며 [4] | 운영자 | 2008.04.10 | 3951 |
18 | 불재에서 제일 먼저 피어나는 꽃- 복수초를 소개합니다! [3] | 새봄 | 2008.04.01 | 3962 |
17 | 바다는 | 이병창 | 2005.09.05 | 3990 |
16 | 오월에( 메리붓다마스) [4] | 하늘꽃 | 2008.05.01 | 4009 |
15 | 편지 | solpami | 2005.10.01 | 4011 |
14 | 매미 소리 속에 매미가 있다 | 이병창 | 2005.09.05 | 4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