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4700
  • Today : 688
  • Yesterday : 916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846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가장 좋은 선물은 ? 물님 2010.12.23 2688
242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2697
241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2697
240 새벽밥 물님 2012.09.04 2699
239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1] 운영자 2007.07.19 2703
238 가졌습니다 하늘꽃 2008.01.08 2703
237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2703
236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2705
235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2709
234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2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