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6993
  • Today : 1064
  • Yesterday : 991


웅포에서

2008.06.24 18:53

하늘꽃 조회 수:2632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하늘꽃은 여기서 감동받아 얼어버렸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의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맞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2867
212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file 구인회 2010.07.27 2867
211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요새 2010.03.19 2865
210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file 운영자 2007.08.19 2863
209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2853
208 배달 [1] 물님 2009.03.12 2853
207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2851
206 오래 되었네.. [1] 성소 2011.08.10 2849
205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2848
204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2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