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6992
  • Today : 1063
  • Yesterday : 991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944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2867
212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file 구인회 2010.07.27 2867
211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요새 2010.03.19 2865
210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file 운영자 2007.08.19 2863
209 배달 [1] 물님 2009.03.12 2853
208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2852
207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2851
206 오래 되었네.. [1] 성소 2011.08.10 2849
205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2848
204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2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