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2010.09.09 09:13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3 | 나비 (제비꽃님) [1] | 고결 | 2012.07.05 | 3575 |
192 |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 물님 | 2012.07.01 | 3573 |
191 |
벼를 읽다
[1] ![]() | 하늘꽃 | 2007.01.30 | 3571 |
190 | 안개 속에서 [1] | 요새 | 2010.03.19 | 3565 |
189 |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 물님 | 2016.02.02 | 3556 |
188 | 보고 싶다는 말은 | 물님 | 2012.06.04 | 3555 |
187 | 나는 숨을 쉰다 [1] | 물님 | 2011.11.28 | 3555 |
186 |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 구인회 | 2012.06.30 | 3552 |
185 |
섬진강 / 김용택
![]() | 구인회 | 2010.02.18 | 3550 |
184 | 감각 | 요새 | 2010.03.21 | 3549 |
아직가지 않은 길.. 더 멀리 가야할 길을 찾아 길 떠나는 님
그 길을 가고 안가고는 그 사람의 마음이겠지만
이승의 모든 길은 나로부터 나고 있으며,
그 길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