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416
  • Today : 1190
  • Yesterday : 1296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468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1486
112 [1] 샤론(자하) 2012.03.12 1485
111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1485
110 사철가 [1] 물님 2009.03.16 1485
109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1484
108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1484
107 새벽밥 물님 2012.09.04 1483
106 가지 않은 길 요새 2010.03.19 1483
105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1483
104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file 구인회 2010.02.04 1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