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김현승
2011.10.18 05:16
가을의 기도
김 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33 | 소동파의 시 | 물님 | 2021.12.18 | 1457 |
332 | 숯덩이가 저 혼자 [2] | 요새 | 2010.02.04 | 1458 |
331 |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 요새 | 2010.03.19 | 1458 |
330 | 雨期 [1] | 물님 | 2011.07.29 | 1458 |
329 |
'손짓사랑' 창간시
![]() | 도도 | 2009.02.03 | 1459 |
328 | 멀리 가는 물 [1] | 물님 | 2011.05.24 | 1460 |
327 | 인생을 말하라면 | 물님 | 2011.12.05 | 1460 |
326 | 풀 - 김수영 [1] | 물님 | 2011.12.11 | 1460 |
325 |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 | 구인회 | 2010.07.27 | 1461 |
324 | 길 [2] | 요새 | 2010.09.09 | 14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