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388
  • Today : 1162
  • Yesterday : 1296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2007.07.19 22:29

운영자 조회 수:1805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이병창


오늘 새벽은  새소리보다도 더 빨리
전화벨이 울린다.
이세종 선생님의 수도터를 지키는
심상봉 목사님의 전화


  "반딧불 보러 개천산에 와 봐."
  "불재에도 반딧불이 있는데요.
   저 어젯밤에도 봤어요."


내 목소리는 퉁명스러웠다.
  "또 무슨 뜽금없는 말씀을 하십니까?"


  "항생제 범벅친 사료 먹고 사는 탓인지
   요즘 소똥에서는 반딧불 보기 어려운데
   모아놓은 내 똥에서 아, 글쎄
   지금 반딧불이가 나오고 있어."


똥간에 쭈그리고 앉아
반딧불이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을
심목사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다.


하늘나라 어린이 ,
한 새벽부터 자기 똥 자랑에 여념이 없는
우리 심상봉 목사님!


똥이면 어떠랴,
누구의 똥이라 한들 어떠랴,
한세상 반딧불이 되어
나의 하늘을 밝히면 되는 것을.


2007. 6. 16.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킬리만자로의 표범 [2] 물님 2011.07.03 1765
242 세상의 등뼈 물님 2011.06.13 1438
241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1524
240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1458
239 오 늘 - 구상 물님 2011.05.16 1680
238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495
237 '차를 마셔요, 우리' - 이해인 물님 2011.04.21 1775
236 좋아하는 노래 : '청보리밭의 비밀' [2] 수행 2011.03.22 2279
235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2246
234 비상 - 김재진 [3] 만나 2011.03.06 2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