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0270
  • Today : 1496
  • Yesterday : 1280


2010.09.09 09:13

요새 조회 수:1555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3 사랑하는 까닭 [3] 물님 2009.09.27 1571
322 당신에게 말 걸기 [1] 물님 2011.09.26 1571
321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1571
320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1572
319 밥이 하늘입니다 물님 2010.11.29 1572
318 눈물 [1] 물님 2011.12.22 1572
317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1574
316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575
315 새벽밥 물님 2012.09.04 1575
314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1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