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2014.05.13 06:28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3 | 가지 않은 길 | 요새 | 2010.03.19 | 2285 |
82 | 세월이 가면 | 물님 | 2015.02.20 | 2285 |
81 | 낙화 - 이 형기 | 물님 | 2012.10.23 | 2282 |
80 | 행복 | 요새 | 2010.07.20 | 2282 |
79 |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 물님 | 2012.10.09 | 2281 |
78 |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 구인회 | 2012.09.26 | 2281 |
77 |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 물님 | 2016.02.02 | 2280 |
76 | 길 [2] | 요새 | 2010.09.09 | 2280 |
75 | 마음의 지도 | 물님 | 2012.11.05 | 2276 |
74 |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 구인회 | 2012.07.24 | 22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