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4925
  • Today : 841
  • Yesterday : 851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3672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사막을 여행하는 물고기 [2] 물님 2009.05.15 3733
272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 박노해 물님 2022.01.08 3720
271 나무학교 물님 2013.11.27 3714
270 포도가 저 혼자 하늘꽃 2007.09.15 3710
269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3707
268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3705
267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3704
266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1] 관계 2008.05.15 3702
265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솟는 샘 2013.11.06 3697
264 당신은 [2] 하늘꽃 2008.03.20 36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