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5497
  • Today : 769
  • Yesterday : 1033


물 1

2007.01.22 23:34

운영자 조회 수:5267

        물 1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에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나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3 매미 소리 속에 매미가 있다 이병창 2005.09.05 5908
392 동해 낙산 이병창 2005.09.05 5876
391 알마티 가는 길 [1] 물님 2005.12.17 5862
390 경각산 가는 길 .물 [3] 하늘꽃 2008.05.05 5829
389 Rumi Poem 3 [3] file sahaja 2008.04.21 5805
388 편지 solpami 2005.10.01 5769
387 쉼표이고 싶다 운영자 2006.01.09 5760
386 바다는 이병창 2005.09.05 5757
385 아들에게 이병창 2005.09.05 5748
384 모서리를 읽다 김경천 2005.10.11 5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