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9925
  • Today : 1151
  • Yesterday : 1280


물 1

2007.01.22 23:34

운영자 조회 수:2626

        물 1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에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나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3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1528
342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1533
341 꽃눈 물님 2022.03.24 1534
340 보리피리 [1] file 구인회 2010.01.25 1539
339 물님 2011.01.25 1541
338 전화 -마종기 시인 물님 2012.03.26 1542
337 행복 요새 2010.07.20 1543
336 [2] 요새 2010.09.09 1543
335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1543
334 물.1 [3] 요새 2010.07.22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