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4499
  • Today : 487
  • Yesterday : 916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2743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3 하느님 나라 [5] 하늘꽃 2008.09.09 3335
322 가을의 기도 -김현승 물님 2011.10.18 3334
321 자리 [2] 물님 2013.01.31 3308
320 강물이 인간에게 [3] 운영자 2008.04.27 3308
319 굼벵이 이병창 간다 [2] 하늘꽃 2008.04.29 3303
318 ㅁ, ㅂ, ㅍ [3] 하늘꽃 2007.12.29 3287
317 가람 이병기 -난초- 물님 2013.06.04 3275
316 좋아하는 노래 : '청보리밭의 비밀' [2] 수행 2011.03.22 3257
315 고독 [4] file sahaja 2008.05.18 3248
314 짧은 전화 긴 여운 - 오리지날 버전으로 [3] 도도 2009.09.28 3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