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4582
  • Today : 570
  • Yesterday : 916


멀리 가는 물

2011.05.24 00:55

물님 조회 수:2784

 

 

 

멀리 가는 물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 물 1 운영자 2007.01.22 3508
62 시인^^ [1] 하늘꽃 2007.11.17 3508
61 페르샤 시인의 글 물님 2014.05.02 3510
60 산새 [5] 운영자 2008.08.19 3520
59 내 마지막 순간 -타고르 [1] 구인회 2013.07.06 3520
58 그대를 생각하면 [1] 구인회 2008.03.01 3523
57 아이들 [5] file 새봄 2008.04.05 3527
56 사족.. 물님의 시에 음악을 달다.. [2] file 새봄 2008.03.29 3532
55 감상문포함 [1] 하늘꽃 2008.01.19 3538
54 불먹은 가슴 [4] 하늘꽃 2008.05.27 3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