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2686
  • Today : 1152
  • Yesterday : 1259


웅포에서

2010.12.05 19:47

요새 조회 수:1729

         

                                                          이 병 창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마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당신에게 말 걸기 [1] 물님 2011.09.26 1662
92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1662
91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물님 2011.10.10 1660
90 설 밑 무주시장 / 이중묵 이중묵 2009.03.03 1660
89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659
88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657
87 행복 요새 2010.07.20 1657
86 안개 속에서 [1] 요새 2010.03.19 1656
85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1654
84 이별1 도도 2011.08.20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