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8622
  • Today : 1128
  • Yesterday : 1268


전화 -마종기 시인

2012.03.26 17:32

물님 조회 수:1486

 

전화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많은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해서
돌아오 문을 열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
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를
비벼대고 은근히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1537
132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1536
131 봄날에 [1] 요새 2010.01.01 1536
130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 물님 2012.04.07 1535
129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1535
128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1534
127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1534
126 사랑하는 까닭 [3] 물님 2009.09.27 1533
125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1532
124 당신에게 말 걸기 [1] 물님 2011.09.26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