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9990
  • Today : 1216
  • Yesterday : 1280


웅포에서

2010.12.05 19:47

요새 조회 수:1592

         

                                                          이 병 창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마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밥이 하늘입니다 물님 2010.11.29 1563
82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1559
81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1558
80 눈물 [1] 물님 2011.12.22 1558
79 세상의 등뼈 물님 2011.06.13 1558
78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1558
77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557
76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물님 2009.08.31 1556
75 이별1 도도 2011.08.20 1554
74 雨期 [1] 물님 2011.07.29 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