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6735
  • Today : 806
  • Yesterday : 991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2644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2797
182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2796
181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구인회 2012.10.27 2795
180 시인의 말 [1] file 하늘꽃 2009.01.17 2793
179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2791
178 하늘꽃 [3] file 하늘꽃 2008.10.23 2791
177 사십대,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 운영자 2008.06.10 2791
176 새벽밥 물님 2012.09.04 2789
175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2788
174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27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