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303
  • Today : 1429
  • Yesterday : 1340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848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3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1768
292 이별1 도도 2011.08.20 1770
291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1771
290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1772
289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1772
288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1773
287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1775
286 음악 [1] 요새 2010.03.19 1775
285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1778
284 어떤바람 [2] 제로포인트 2016.04.04 17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