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1727
  • Today : 1344
  • Yesterday : 1060


언젠가도 여기서

2012.06.18 06:39

물님 조회 수:4305

조은, 「언젠가도 여기서」
 
 
 
언젠가도 나는 여기 앉아 있었다
이 너럭바위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며
지금과 같은 생각을 했다
 
그때도 나는 울지 않았다
가슴속 응어리를
노을을 보며 삭이고 있었다
응어리 속에는 인간의 붉은 혀가
석류알처럼 들어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슬픔의 정수리로 순한 꽃대처럼 올라가
숨결을 틔워주던 생각
감미롭던 생각
 
그 생각이 나를 산 아래로 데려가 잠을 재웠다
 
내가 뿜어냈던 그 향기를 되살리기가
이렇게도 힘들다니……
 
 
  시_ 조은 - 1960년 경북 안동 출생. 시집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주지 않는다』『무덤을 맴도는 이유』『따뜻한 흙』『생의 빛살』. 산문집 『벼랑에서 살다』『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낯선 길로 돌아오다』『마음이여, 걸어라』 등. 장편동화 『햇볕 따뜻한 집』『다락방의 괴짜들』『동생』 등. 현재  농민신문에 에세이  <시인 조은의 ‘세상을 읊다’> 연재 중.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4367
122 음악 [1] 요새 2010.03.19 4367
121 꼬리잡기 [5] 운영자 2008.09.15 4367
120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구인회 2012.10.27 4366
119 연애시집 - 김용택 [2] 물님 2010.10.29 4365
118 바다 [3] 이상호 2008.09.08 4364
117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4363
116 오 늘 - 구상 물님 2011.05.16 4361
115 나에게 사명 완수한 시 소개 합니다 [1] 하늘꽃 2008.02.01 4357
114 3분간의 호수 - 서동욱 물님 2012.05.23 4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