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2601
  • Today : 448
  • Yesterday : 988


전화 -마종기 시인

2012.03.26 17:32

물님 조회 수:2291

 

전화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많은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해서
돌아오 문을 열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
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를
비벼대고 은근히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 희망 [8] 하늘꽃 2008.08.19 2854
132 편지 [5] 하늘꽃 2008.08.13 2862
131 포도가 저 혼자 하늘꽃 2007.09.15 2882
130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물님 2021.12.09 2891
129 천사 [2] 하늘꽃 2008.05.14 2900
128 하늘 냄새 [1] 물님 2011.10.10 2906
127 어떤바람 [3] 하늘꽃 2008.06.19 2913
126 비상 - 김재진 [3] 만나 2011.03.06 2916
125 꽃눈 물님 2022.03.24 2917
124 경각산 가는 길 file 운영자 2007.09.09 2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