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8702
  • Today : 483
  • Yesterday : 1297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4139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기뻐~ [1] 하늘꽃 2008.03.19 4237
262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4237
261 사철가 [1] 물님 2009.03.16 4237
260 3분간의 호수 - 서동욱 물님 2012.05.23 4240
259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4242
258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4244
257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4244
256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4245
255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4247
254 山 -함석헌 구인회 2012.10.06 4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