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3 | 당신에게 말 걸기 [1] | 물님 | 2011.09.26 | 2327 |
132 | 순암 안정복의 시 | 물님 | 2015.02.17 | 2327 |
131 | 확신 [2] | 이상호 | 2008.08.03 | 2327 |
130 | 한동안 그럴 것이다 | 물님 | 2011.05.05 | 2325 |
129 | 봄밤 - 권혁웅 | 물님 | 2012.09.20 | 2324 |
128 | 서정주, 「푸르른 날」 | 물님 | 2012.09.04 | 2324 |
127 |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 키론 | 2011.11.21 | 2324 |
126 | 봄 소식 | 하늘꽃 | 2009.03.02 | 2323 |
125 |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 물님 | 2009.08.31 | 2320 |
124 | 초파일에 [2] | 도도 | 2009.05.02 | 2320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