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7793
  • Today : 1063
  • Yesterday : 980


호수 -문병란

2012.05.23 23:56

물님 조회 수:3121

 

 

호수

문 병란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온 밤에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무수한 어깨들 사이에서
무수한 눈길의 번뜩임 사이에서
더욱더 가슴 저미는 고독을 안고
시간의 변두리로 밀려나면
비로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수많은 사람 사이를 지나고
수많은 사람을 사랑해 버린 다음
비로소 만나야 할 사람
비로소 사랑해야 할 사람
이 긴 기다림은 무엇인가

바람같은 목마름을 안고
모든 사람과 헤어진 다음
모든 사랑이 끝난 다음
비로소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여
이 어쩔 수 없는 그리움이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sahaja님의 '불재'를 읽다가... [3] 포도주 2008.05.23 3504
302 나는 천개의 바람 [2] 물님 2010.01.24 3498
301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2] 구인회 2013.09.18 3495
300 그 꽃 [1] 물님 2009.11.22 3475
299 박재삼, 「가난의 골목에서는 [2] 물님 2013.01.23 3467
298 비상구 [2] 하늘꽃 2008.05.12 3456
297 박성우, 「소금창고 물님 2011.10.24 3441
296 곳감 맛 귤 맛 [1] 물님 2011.11.08 3436
295 벚꽃이 벚꽃에게 [3] 운영자 2008.04.17 3434
294 그대가 곁에 있어도 물님 2011.01.17 3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