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7135
  • Today : 730
  • Yesterday : 1071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2409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2410
202 봄은 울면서 온다 도도 2014.03.25 2409
» 눈 / 신경림 구인회 2012.12.24 2409
200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하늘꽃 2008.08.15 2409
199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2406
198 나는 눈물을 갖기를 원합니다. [2] 요새 2010.06.19 2406
197 이홍섭, 「한계령」 물님 2012.06.21 2405
196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2405
195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2404
194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2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