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9094
  • Today : 831
  • Yesterday : 924


나무학교

2013.11.27 08:25

물님 조회 수:2945

나무학교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나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2360
302 오래 되었네.. [1] 성소 2011.08.10 2364
301 나비 (제비꽃님) [1] 고결 2012.07.05 2366
300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2368
299 확신 [2] 이상호 2008.08.03 2369
298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2370
297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2372
296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2375
295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2375
294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2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