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013
  • Today : 891
  • Yesterday : 927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2493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2570
202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2570
201 눈물 [1] 물님 2011.12.22 2569
200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2566
199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2566
198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2564
197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2560
196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2560
195 [5] 하늘꽃 2008.11.17 2560
194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2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