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2742
  • Today : 1208
  • Yesterday : 1259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706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안개 속에서 [1] 요새 2010.03.19 1658
82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1657
81 배달 [1] 물님 2009.03.12 1657
80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이중묵 2009.02.04 1657
79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1656
78 석양 대통령 물님 2009.05.13 1656
77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1655
76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1653
75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1652
74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