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23 | 음악 [1] | 요새 | 2010.03.19 | 1496 |
122 | 아침에 하는 생각 | 물님 | 2009.04.10 | 1496 |
121 | 이장욱, 「토르소」 | 물님 | 2012.03.27 | 1495 |
120 |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 물님 | 2011.11.22 | 1495 |
119 | 사랑 | 요새 | 2010.12.11 | 1495 |
118 |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 물님 | 2012.01.13 | 1494 |
117 | 흰 구름 [1] | 요새 | 2010.07.06 | 1494 |
116 |
꽃 꺾어 그대 앞에
[1] ![]() | 구인회 | 2010.01.30 | 1494 |
115 | 까비르 "신의 음악" [1] | 구인회 | 2012.06.26 | 1493 |
114 |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 | 하늘꽃 | 2010.03.06 | 1493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