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3 |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 구인회 | 2012.09.26 | 2619 |
132 | 언젠가도 여기서 [1] | 물님 | 2012.06.18 | 2618 |
131 | 선생님 [5] | 하늘꽃 | 2008.11.22 | 2617 |
130 |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 물님 | 2018.06.05 | 2613 |
129 | 바다 [3] | 이상호 | 2008.09.08 | 2612 |
128 | 눈 / 신경림 | 구인회 | 2012.12.24 | 2610 |
127 | 매미 -이병창 [1] | 하늘꽃 | 2007.08.29 | 2609 |
126 | 순암 안정복의 시 | 물님 | 2015.02.17 | 2605 |
125 | 풀꽃 [1] | 물님 | 2010.12.30 | 2604 |
124 | 당신의 모습 [1] | 물님 | 2009.09.01 | 2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