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426
  • Today : 1200
  • Yesterday : 1296


웅포에서

2010.12.05 19:47

요새 조회 수:1468

         

                                                          이 병 창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마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490
122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1490
121 봄날에 [1] 요새 2010.01.01 1490
120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1489
119 사랑 요새 2010.12.11 1489
118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1489
117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1488
116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1488
115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1488
114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1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