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0607
  • Today : 766
  • Yesterday : 1032


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물님 조회 수:3427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톱과 낫 거두기 [3] file 이중묵 2009.01.17 3660
92 하느님 나라 [5] 하늘꽃 2008.09.09 3664
91 좋아하는 노래 : '청보리밭의 비밀' [2] 수행 2011.03.22 3666
90 낙타 [1] 물님 2011.09.19 3681
89 봄날 [4] file sahaja 2008.04.22 3684
88 아침에 쓰는 일기.3 [2] 하늘꽃 2008.05.20 3692
87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물님 2021.12.09 3692
86 당신은 [5] file 하늘꽃 2008.09.18 3699
85 고독 [4] file sahaja 2008.05.18 3702
84 여물 [4] 운영자 2008.07.21 3734